4월 7일 월요일 누가복음 20:1-18
2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 권위를 준 이가 누구인지 우리에게 말하라
1.유대 사회를 실제적으로 주도했던 최고의 조직은 산헤드린입니다. 이들은 성전 관리와 성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감독할 권한을 로마로부터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도착한 이후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내어 쫓으시고(19:45), 날마다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19:47). 예수님의 행동은 성전 관리와 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던 산헤드린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 장로들이 불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향해 매우 공격적이고 무례한 태도로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합니까? 누가 이런 권한을 당신에게 주었습니까? 어디 우리에게 말해 보십시오."라고 질문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역으로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물어 보겠으니, 나에게 대답해 보아라.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난 것이냐? 사람에게서 난 것이냐?"는 질문을 하시고 대답을 강요하셨습니다. 만약, 하늘로부터라 한다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할 것이요, 사람으로부터라고 한다면 요한을 선지자로 인지한 백성들의 돌에 맞을 것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놓았던 덫에 오히려 자신들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산헤드린 지도자들이 할 수 있는 답변은 없었습니다.
2.”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났는지를 모른다"는 산헤드린 지도자들에게 예수님은 한 가지 비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포도원을 농부들에게 세를 주고 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때가 되어 포도원 소출 얼마를 받기 위해 종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농부들은 종들을 때려 모욕하고 빈손으로 보냈습니다. 두 번, 세 번 종들을 보냈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방법을 찾던 주인은 아들을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농부들이 자신의 아들은 공경하리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러나 농부들은 그가 포도원의 상속자임을 알고 그의 재산을 빼앗기 위하여 작당하고 아들을 죽여버렸습니다. 이 비유에서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농부들은 이스라엘, 특히 유대 지도자들을 뜻합니다. 소출을 받기 위해 갔으나 맞고 돌아온 종들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에 보내신 선지자들과 의인들입니다. 마지막에 보내어진 주인의 아들은 예수님에 대한 비유로, 예수님의 권위는 자신을 보내신 분, 즉 하나님의 권위로부터 나옵니다. 이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산헤드린 대표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셨습니다.
3.유대의 지도자들은 권위를 중시했지만, 역설적으로 지금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권위가 없는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질문 앞에 신앙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아무런 답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초라한 것을 붙잡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이 권위라고 부르는 것은 거짓이며 껍데기에 불과했습니다. 이들은 유대의 지도자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권위를 위임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을 위한 권위를 세웠습니다. 자신들의 견고한 권위를 구축하기 위해 성전을 기반으로 제도를 만들었으며, 로마 제국을 등에 업고 두려움 없이 하나님의 말씀도 사용하여 백성들 위에 군림하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조차도 자신의 이익과 이해관계에 따라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쌓아올린 성전이 아니라 성령에 이끌리셔서 광야로 가셨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은 궁전이 아니라 갈릴리 빈민촌에 머물렀습니다. 제도나 조직, 지역을 근거로 힘을 삼지 않았고,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많은 백성들을 동원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다만 사람과 영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들의 상한 마음을 품으셨고, 공감하셨습니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 하기보다 하나님의 뜻과 구원을 세워가는 것을 더 큰 목적으로 삼으며 살았습니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실현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진리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 삼아 하늘과 땅의 질서를 바르게 세워 나가는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권위로 옷 입혀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참 권위는 지위나 자리, 제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이 주십니다.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나옵니다.
4.예수님은 산헤드린 대표자들을 바라보시며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느니라" 말씀하십니다. 건축자들은 이스라엘 지도자를 뜻하고, 그들이 버린 돌은 예수님입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돌을 버렸지만, 이 돌이 '모퉁이의 기준석'이 되고 이제 새로운 집으로 지어질 것임을 의미합니다. ‘모퉁이의 기준석’은 당시 집을 지을 때 기준이 되도록 모퉁이에 처음 놓는 가장 반듯하고 가장 중요한 돌을 가리키는 것으로, 사람들에게는 쓸모없다고 버림받은 돌이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기초석이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세워지는 새로운 건축물, 즉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교회는 그 어떤 것도 대항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