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예수께서 그 곳에 이르사 쳐다 보시고 이르시되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하시니
삭개오의 이름의 뜻은 의인 즉 의로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삭개오는 이름의 뜻과 다르게 사람들로부터 죄인취급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삭개오는 유대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세리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백성이라 여겼기에 이방인들과 교제를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들이지도 않고 식사도 같이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리는 이방나라 로마를 위해 일하면서 로마인들과 함께 지냈기에 사람들로부터 죄인이라 비난받았습니다.
어느날 예수님께서 여리고를 지나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지나가는 길목마다 호기심에 가득찬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그 무리 속에 세리장 삭개오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보기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은 키가 작았던 삭개오를 배려해주지 않았습니다. 삭개오는 조금씩 조금씩 무리 가장자리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삭개오는 무리 틈에 있으면 예수님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돌무화과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나무 위에 오른 삭개오의 모습은 돌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사실 평생 그가 살아왔던 방식이었습니다. 남들보다 약하고 부족하면 짓밟히고 변두리로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세상에서 삭개오가 선택한 처세술은 그들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선택한 것은 로마제국이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열심히 나무를 올랐고 결국 동족의 피와 땀을 빨아먹는 세리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수님이 수 많은 익명의 무리 가운데 먼저 그를 보시고 “삭개오야 내려오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삭개오에게 단순히 '돌무화과 나무'에서 내려오라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나무'에서 내려오라는 의미입니다. 작고 약하다는 이유로 자신을 무시하고 밀쳐내는 사람들 틈에서 살기 위해 어쩔수 없이 올랐던 인생의 높은 나무에서 내려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이상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 나와의 진실한 만남은 이룰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삶으로의 초대의 말씀입니다. 이제까지 삭개오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어느 누구도 소외되고 서럽게 버려지는 일이 없는, 새로운 하나님 나라의 삶으로 초청하는 말씀입니다.
오늘날 ‘삭개오’는 누구입니까? 살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누구보다 먼저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발부등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경쟁은 불가피한 것이라 간주하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누군가를 짖밟고 올라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끊임없이 주변부에서 세상의 중심으로 가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가난하다고, 못 배웠다고, 힘이 없다고 업신 여김을 받은 것이 분해서 더 오를 데가 없을 때까지 '나무타기'를 거듭하는 인생은 아닙니까? 오늘 예수님은 삭개오와 같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려오라” 그곳에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삶은 내려올 때 비로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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