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노니 너희는 세겜의 모든 사람들의 귀에 말하라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 명이 다 너희를 다스림과
한 사람이 너희를 다스림이 어느 것이 너희에게 나으냐
또 나는 너희와 골육임을 기억하라 하니
1. 기드온이 죽은 후 아들 아비멜렉은 어머니의 고향인 세겜으로 갑니다. 그는 외가 친척들을 먼저 설득한 뒤 세겜 사람들에게 자신을 왕으로 세우도록 설득합니다. 그가 사용한 논리는 매우 교묘합니다.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 명이 다 너희를 다스리는 것과 한 사람이 다스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너희에게 좋으냐?" 아비멜렉은 70명이 다스리는 것보다 한 사람이 다스리는 것이 낫다는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이 자신이라면 세겜 사람들과 혈연관계가 있으니 더 좋지 않겠느냐고 설득합니다. 이것은 잘못된 전제를 이용한 과장과 왜곡입니다. 사사는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것이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자동으로 계승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겜 사람들은 이 논리를 받아들입니다. 바알브릿 신전에서 은 70개를 가져다가 아비멜렉에게 주고, 그는 그 돈으로 방탕하고 경박한 사람들을 고용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비멜렉의 형제 70명을 죽입니다. 막내 요담만 살아남습니다. 마침내 세겜 사람들은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웁니다.
2. 아비멜렉은 처음부터 "내가 왕이 되고 싶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들에게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70명이 다스리는 것이 좋겠습니까, 한 사람이 다스리는 것이 좋겠습니까?" 문제는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기드온의 70명의 아들이 모두 이스라엘을 다스릴 것이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사사의 직분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물려주는 왕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아비멜렉은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하기 위해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권력을 향한 욕망이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세겜 사람들도 이 욕망에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아비멜렉이 왕이 되면 자신들도 권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아비멜렉의 개인적인 욕망과 세겜 사람들의 집단적인 욕망이 만나면서 70명의 형제들이 죽임을 당합니다. 여기서 사사기 8장과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드온은 8:23에서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삶에는 왕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나타났고, 결국 다음 세대인 아비멜렉은 실제로 왕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본문은 단순히 "아비멜렉은 나쁜 사람이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셔야 할 자리에 인간의 욕망이 들어올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3. 아비멜렉은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그럴듯한 논리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를 위해서입니다.", "가족을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잘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 말 뒤에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내 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 영향력을 갖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그럴듯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일을 시작하게 한 진짜 마음이 무엇인가를 하나님 앞에서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비멜렉은 하나님께서 왕으로 세우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힘과 사람들의 지지를 이용해 왕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자리와 내가 욕심내서 차지하려는 자리는 다릅니다. 특별히 교회에서 직분이나 영향력, 인정과 리더십을 대할 때 이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이 자리를 원하는가?”보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 자리로 부르셨는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아비멜렉 한 사람의 욕망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겜 사람들이 그 욕망에 동참했고, 결국 형제 70명의 죽음으로 이어졌습니다. 내 욕심 하나가 나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공동체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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