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이 말을 할 때에 예수께서 친히 그들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하시니
1.엠마오에서 급하게 돌아온 두 사람은 제자들에게 자신들이 직접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보고 영(靈)인 줄 알고 두려워했습니다. 당시 제자들은 부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이 믿었던 부활은 ‘지금’이 아니라 ‘마지막 때’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눈앞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영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이 아니라 ‘지금’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살이 맞닿고 숨결이 오가는, 그들의 일상 한가운데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거리를 두거나 선을 긋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이 함께 모여 있는 그 자리, 그들 사이에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멀리서 자신의 부활을 보여주신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예수님은 제자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삶 가운데로 직접 찾아오셔서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
2.의심과 혼란 가운데 빠져 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찾아오셔서 “평강이 있으라”는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이 인사는 당시 흔히 사용되던 일상적인 인사였습니다. 로마의 극악한 압제와 유대 지도자들의 부정과 부패로 인해 하루도 평안할 수 없었던 그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습관처럼 서로의 평강을 빌어주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식사하셨습니까?”라고 인사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님은 평강이 절실히 필요한 혼란한 시대 속으로 직접 찾아오셔서, 제자들에게 평강의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계셨습니다.
3.이처럼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금’ 그리고 ‘일상’ 가운데 ‘평강’의 인사를 건네시며 제자들을 찾아오셨습니다. 우리도 가끔 제자들처럼 부활을 오해할 때가 있습니다. 부활을 미래의 어떤 특정 시점에 일어나는 우주적인 사건으로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부활은 ‘마지막’이 아니라 ‘이미’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의 일상’에 있습니다. 부활은 먼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부활신앙을 가진 우리는, 미래의 특별한 일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예수님의 부활이 가져다준 평강을 누리며 살아가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신 ‘증인의 삶’은 부활의 신앙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오늘 하루도, 부활하신 주님의 평강이 우리의 삶 속에 가득하시기를 소망합니다.
'묵상 낙서장 > 2025년 매일성경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24일 목요일 아가 2:8-17 (0) | 2025.04.24 |
---|---|
누가복음 22장 개관 (0) | 2025.04.16 |
4월 17일 목요일 누가복음 23:1-25 (0) | 2025.04.16 |
4월 16일 수요일 누가복음 22:54-71 (0) | 2025.04.16 |
4월 15일 화요일 누가복음 22:39-53 (1) | 2025.04.16 |